손가락 꺾인 후 멍과 함께 붓는 증상, 수술 후기


20대에 운동을 하고 있었는데, 왼손 네 번째 손가락 끝이 물체에 순간적으로 살짝 위쪽으로 꺾였었다. 살짝 따끔한 충격이 왔지만 부러질 정도로 꺾이진 않았었는데, 결국 수술로 이어졌던 기억이 있다. 


손가락 마디 사이가 붓기 시작했다.


다쳤던 당일까진 살짝 불편한 통증만 있었다. 문제는 다음 날이었는데, 살짝 꺾였던 손가락 마디와 마디 사이가 크게 부어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부러질만한 충격은 아니었기에 참아보려는 생각으로 약국에 가서 손가락용 스프린트를 구매했다. 만약 나와 같은 증상이 생겼는데 바로 병원에 갈 수 없는 상태라면 스프린트라도 꼭 해두는 게 좋다. 움직일 때마다 충격도 덜하고 만약 부러졌다면 위치를 고정해 두는 게 필요하니 말이다.


손가락 백조목 변형(Swan Neck Deformity)


하루 정도 더 지켜봤지만 부기가 빠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바로 정형외과를 방문했고, 엑스레이 촬영을 했다. 예상대로 손가락이 부러진 것은 아니었다. 사실 의사 선생님은 어떤 증상인지 바로 알아본 것 같다. 생각보다 흔한 현상인 것 같은데, 원인은 손가락 마디와 마디를 이어주는 인대(망치수지)가 급격한 수축에 의해 손가락 끝 마디뼈 일부를 잡고 떨어졌다고 했다. 

수술을 무조건 권하는 수술은 아니라고 했다. 스프린트를 대고 곧게 펴준 상태를 유지하면 인대가 다시 붙는데, 손가락 끝이 백조의 목 형태와 같이 구부러져 굳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손가락-백조목-변형
손가락 끝이 구부러져 굳을 가능성이 있다.

구부러지는 정도에 따라 미관상 좋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손가락 끝으로 철심을 박아 고정하는 수술을 권했다. 수술은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다만 철심 끝이 손가락 끝에 나와있는 상태기 때문에 물이 닿지 않고, 위생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했다. 처음에는 조금 아팠지만 한 주만 지나도 일생 생활에 큰 불편은 없었다.


운동선수들이 손가락 마디에 테이핑 하는 이유


운동선수들 손가락에 테이프가 감겨 있는 이유도 내가 겪은 이 현상과 관련 있어 보인다. 격하게 움직이다가 어떤 물체 끝에 손가락 끝만 맞닿게 되면 생각보다 엄청난 중량이 손가락 마디에 가해진다고 한다. 그래서 스파이크 같이 손가락에 무리가 많이 가는 배구 선수들을 보면 손가락 마디마다 테이프를 감아둔 것을 볼 수 있다.


수술 이후 현재


지금은 수술한 지 몇 년이 지났기 때문에 당연히 생활에 아무 문제가 없다. 손가락을 구부러져 굳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구부러졌다면 수술하지 않은 것을 많이 후회했을 것 같다. 아무래도 인대가 다시 굳은 이후에 수술은 어렵지 않을까 싶다. 뼈가 떨어졌다가 다시 굳을 땐 살짝 두껍게 굳기 때문에 볼록 튀어나온 부분이 있긴 하지만 이것도 자세히 보는 게 아니라면 알기 힘들다.

손가락-백조목-수술후
살짝 볼록해 보이는 부분이 떨어졌던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