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트륨이 많으면 짠맛이 많이 날까?


가끔 '저염, 나트륨이 적은, 짠맛을 줄인' 문구가 적힌 식품을 볼 수 있다. 식품 뒤에 있는 영양성분에도 나트륨 함량이 적혀있다. 나트륨 함량이 높으면 짠맛도 강할까?


소금, 식염, 염화나트륨


소금-한스푼-숟가락
소금(Salt)


소금은 지칭하는 말도 많고, 종류도 많다. 엄밀하게는 의약품용 염화나트륨과 먹는 소금은 약간 다르다. 소금은 미네랄과 같은 미량 원소와 물을 포함하고 있어 100% 염화나트륨으로 구성되어 있지는 않다. 

우리나라에서 천일염이라 부르는 염전 소금은 바닷물에 평균 2.8%가 들어있다. 그 외 우리나라에서는 잘 만들지는 않지만 암염, 호수염과 같은 기타 소금이 있다. 소금은 체내 삼투압 유지, 신경 자극전달 등 사람이 살아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소금의 70~95% 정도를 차지하는 염화나트륨(NaCl)은 양이온 나트륨 한 개와 음이온 염소 원소 한 개가 결합한 중성화 물질이다. 단일 성분으로 나트륨과 염소가 물에 용해된 것은 소금물과는 전혀 다른 물질이다. 흔히 양잿물이라 부르는 알칼리성 수용액이 나트륨이 물에 녹은 수산화나트륨이다. 염소는 물에 용해되면 강한 산성 물질인 염산이 된다.


짠맛은 어떻게 느낄까?

맛은 혀나 목구멍 주변에 분포한 미뢰에 의해 감지된다. 미뢰는 신경에 연결되어 맛 정보를 뇌의 미각 중추로 전달해 우리가 인지할 수 있게 한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미각은 단맛, 쓴맛, 신맛, 짠맛, 감칠맛을 구분된다. 각각은 세포 표면 수용체나 이온 채널에 결합해 맛을 낸다. 

소금의 짠맛은 입에서 녹아 생성된 나트륨 이온이 세포 표면 나트륨 채널을 통해 세포 속에 들어가면서 느껴진다. 더 정확히는 나트륨은 Na+ 형태로 양전하를 띤다. 미뢰 세포 나트륨 채널을 이 양전하가 통과하면서 전기적 평형 상태가 일시적으로 깨지는데, 이를 탈분극 현상이라고 한다. 이 탈분극이 뇌를 자극해 짠맛을 인지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Na+ 이동으로 탈분극 빈도가 높아질수록 짠맛이 강하다.


짠맛과 나트륨


짠맛은 소금만 내는 것이 아니다. 짠맛의 정도는 다르겠지만 염화칼륨(KCl)이나, 염화칼슘(CaCl2)도 짠맛을 낸다고 한다. 이 화학물질 어디에도 나트륨은 없다. 이 물질들도 물에 녹으면 양이온과 음이온으로 분리되고, 세포막의 수용체 혹은 이온 채널을 통해 이동하면서 뇌를 자극하는 것이다.

질산나트륨(NaNO3)도 물에 녹으면 나트륨 양이온과 질산 음이온으로 분리된다. 발생하는 나트륨 양이온의 양은 소금과 동일한데 비해 소금과 같은 짠맛을 내진 않는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나트륨과 같은 양이온이 해리되는 물질은 짠맛을 낼 수 있다. 그리고 나트륨 양이온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짠맛이 나지는 않는다. 질산나트륨과 같이 같이 존재하는 음이온이 짠맛의 정도에 영향을 준다.


저염 및 저나트륨 식품


다시 처음 질문, 나트륨 함량이 높으면 짠맛도 강한가에 대한 답변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가 되겠다. 소금을 많이 사용한 식품이라면 짠맛이 강할 것이고, 질산나트륨과 같은 나트륨계 화학 물질 때문에 나트륨이 함량이 높은 것이라면 예상만큼 짜지 않을 수 있다.

짠맛이 낮은 식품을 원한다면 '저염, 짠맛을 줄인' 제품이 더 적합할 것이고, 혈압이나 체액의 전해질 불균형을 우려해 나트륨 식이를 조절하고자 한다면 저나트륨 제품이 더 적합할 것이다.

(참고: '짠맛 인지 원리와 나트륨 저감화 방안' - 류미라 한국식품연구원)

섬네일-소금과짠맛